응급 잠자리 1200개, 노숙인을 기다린다 - 한겨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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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 작성일16-11-28 13:40 조회6,883회 댓글0건본문
올겨울 한파가 기승을 부릴 것이란 전망이 나오자, 서울시와 자치구들은 일찌감치 겨울철 대책을 세우며 사전 대응에 나서고 있다. 폭설에 약한 도로에 원격 염수 살포 시스템을 설치하고, 염화칼슘과 소금 등 제설자재를 확보하는 등 겨울철 안전사고에 대비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하고 있다. 이와 함께 노숙인과 홀몸노인 등 취약계층을 위한 지원책도 함께 마련하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 14일 혹한과 폭설이 집중되는 겨울철을 맞아 ‘한파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노숙인 대상 비상 대책은 이미 가동 중
이달 15일부터 내년 3월15일까지 4개월간 취약계층 보호에 나서겠다는 것. 이에 앞서 지난 1일에는 예년보다 빨리 찾아온 추위에 노숙인들의 인명 피해를 막기 위해 ‘2016 겨울철 거리 노숙인 특별보호대책’을 마련해 비상체제를 가동하기 시작했다. 특별보호대책 기간에는 위급 상황에 놓인 노숙인을 발견할 경우 24시간 운영되는 노숙인 위기대응콜센터(1600-9582)에 신고해 도움을 받을 수 있다.
현재 서울시 내 평균 노숙인은 3476명 수준으로 이 중 3155명은 일시보호시설 등에 입소해 있으나, 321명은 서울역이나 영등포역 등에서 생활하고 있다.
서울시는 이들 지하철 역사나 공원에서 머무는 노숙인의 안전을 위해, 종합지원센터와 일시보호시설, 서울역 인근의 응급대피소, 무료 급식소 등을 활용한 응급구호방에 약 1200개의 응급 잠자리를 마련했다.
올겨울 첫 한파주의보가 내렸던 지난 8일에는 800여 명의 노숙인이 응급 잠자리를 이용했다. 노숙인이 시설 입실을 거부하면 침낭이나 매트, 핫팩 등 구호물품을 주기도 한다.
겨울철 노숙인 안전을 위해 적극적인 자치구는 영등포구다. 영등포구는 지난 15일부터 일시보호시설인 ‘보현의 집’과 ‘희망지원센터’ 두 곳을 응급구호방으로 지정해 운영하고 있다. 이와 함께 여성 노숙인이 쉽게 이용할 수 있도록 응급쪽방 30개소를 지원하는 등 겨울철 노숙인 안전사고 예방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모두가 안전한 겨울 위해 최선 다할 것”
영등포구 사회복지과 이규상 주무관은 “겨울철 노숙인 보호를 위해 가장 우선시하는 것은 동사 방지다. 기온이 한파경보가 발표되는 영하 15℃ 이하로 떨어지면, 야외에서 30분 이상만 머물러도 위험한 상황에 이를 수 있다”며 응급 잠자리의 중요성을 설명했다. “응급구호방 등을 이용하는 노숙자 수는 날씨에 따라 달라지는데, 영등포구는 영하 10℃로 기온이 떨어지면 100여 명의 노숙자가 시설을 찾는다”고 이 주무관은 밝혔다.
한편 영등포구는 빙판길 보행 약자들의 미끄럼 방지를 위해 초등학교와 노인정 등에 미끄럼 방지용 매트를 깔고, 고령자들의 낙상사고 예방을 위해 노인복지시설에 도시형 아이젠을 마련해두었다.
서울시 역시 한파에 약한 홀몸노인을 위해 어르신 돌보미, 간호사, 사회복지사 등으로 구성된 재난 도우미 1만3000여 명을 활용해 홀몸노인을 수시로 살피고 있다고 밝혔다. 쪽방촌 주민들과 65살 이상 홀몸노인을 대상으로는 날마다 현장 순회 진료를 하며 건강 상태를 확인한다.
김종석 서울시 자활지원과장은 “지난여름 기록적인 폭염에도 인명 피해 없이 노숙인 등의 취약계층을 성공적으로 보살폈다. 올겨울은 이상기온으로 큰 폭의 기온 변화가 예상되지만, 이들이 더 안전하게 겨울을 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윤지혜 기자 wisdom@hani.co.kr
원본기사 : http://www.seouland.com/arti/society/society_general/124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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