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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님 작성일15-07-14 10:53 조회6,315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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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르스, 라는 핑계로 노숙인 밥그릇 집어삼키다

공중위생 등 민원에 수원역 무료급식소 ‘일방적 폐쇄’
 “진정국면 접어든 상황… 대체공간 배려조차 없어” 비난

 조윤영 jyy@kyeongin.com   2015년 07월 07일 화요일  제22면  작성 : 2015년 07월 06일 22:10:31 월요일  
 
전국적인 노숙인 밀집지역으로 알려진 수원역이 메르스 확산을 이유로 특정요일에 운영되던 노숙인 무료급식 공간을 폐쇄해 논란이 일고 있다. 일반 이용객들의 민원 발생을 이유로 내세우고 있지만 메르스가 진정국면에 접어들고 있는 상황에서 대체 공간 배려없이 일방적인 폐쇄라는 비난이 거세지고 있다.

6일 한국철도공사 수원역과 창훈대교회 등에 따르면 지난달 24일과 지난 1일 오후 9시30분부터 1시간가량 수원역 2층 출입구 앞 무대 공간과 주변 계단에는 출입 금지용 노끈이 둘러쳐졌다.

폐쇄된 곳은 창훈대교회에서 지난 2013년부터 매주 수요일 노숙인을 대상으로 무료 급식을 하던 곳으로, 수원역에서 무료급식을 못하도록 계단 등을 폐쇄한 것이다. 이 때문에 급식이 중단된 줄 모르고 찾아온 노숙인 100여 명은 주변을 맴돌고, 수원역과 교회 관계자 사이에서는 고성이 오갔다.

결국 교회 측은 수원역 광장 화장실 앞에서 노숙인들에게 준비해온 160인분의 도시락을 나눠줘야 했다. 교회 관계자는 “밤 늦게 급식을 나눠주는 데다 한 공간에 100명 넘게 수용해야 하기 때문에 공간적인 제약이 있다”며 “장마철에 비라도 쏟아지면 노숙인들이 그대로 비를 맞으면서 밥을 먹어야 해 걱정”이라고 말했다.

수원역은 이용자들로부터 메르스 확산 우려와 공중위생 등 민원이 제기돼 앞으로 무료급식 장소를 폐쇄한다는 방침이다.

수원역 나눔터와 효원공원 등 수원 일대에서 무료 급식을 제공하던 단체에서 메르스 확산 우려 등으로 한동안 중단했던 급식을 지난달 중순부터 재개한 상황과는 대조적이다.

사정이 이렇자 매주 수요일 무료 급식으로 끼니를 해결했던 노숙인들은 막막하다는 입장이다.

반년 넘게 무료 급식을 이용해온 노숙인 남모(50)씨는 “10년 동안 길거리 생활을 전전하다 한 끼나마 무료급식을 통해 허기를 채우고 전기기술까지 배워 공사장에서 기술자로 일하게 됐다”며 “노숙인에게 무료 급식은 굶주림을 면하는 수단보다는 사람답게 살도록 발판이 되는 계기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수원역 관계자는 “노숙인에게 밥을 주지 말라는 게 아니라 더 위생적인 환경에서 음식을 제공하고 더 품위있는 식사를 하라는 취지”라며 “확성기를 틀어놓고 노래를 하는 것도 급식의 취지와 맞지 않아 특정 종교단체에만 공간을 허락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조윤영기자 jyy@kyeongin.com


원본 URL = http://www.kyeongin.com/?mod=news&act=articleView&idxno=9814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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