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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관리자님 작성일15-07-08 11:48 조회6,316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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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철 땡볕에 쪽방촌·노숙인쉼터 이웃들에 소외받나

[르포]더위에 지쳐가는 소외된 이웃
쪽방촌 더위·끼니해결 고심
씻을 공간도 없어 ‘삼중고’
노숙인 못씻어 피부병 예사
공동시설 기피… 밖으로 전전

김영준 기자 kyj85@cctoday.co.kr 2015년 07월 06일 월요일 제6면          
     
▲ 대전 동구 정동의 쪽방촌, 1평 남짓의 좁은 방들이 다닥다닥 붙어있는 통에 더위에 취약하다.
“대부분 추운 것보다 더운 게 낫다고 하죠. 그렇지도 않아요. 잘 씻지도 못하고, 음식 냉장보관도 어려운 분들에게는 여름이 더 어려울 수 있어요.”

지난 4일 한 낮. 대전 동구 정동 쪽방촌은 ‘여름이 더 어렵다’는 사회복지사들의 말마따나 골목 전체가 축 늘어져 있었다.

기껏해야 1평 남짓 돼 보이는 쪽방들의 문틈으로는 죽은 듯이 누운 주민들이 엿보였다. 조금이라도 환기가 될까 문들을 잔뜩 열어놨지만, 방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는 통에 열기가 쉬이 빠져나갈 듯 보이지 않았다.

주민 몇몇이 쪽방 더위에 떠밀려 길바닥에 나앉아 있었다. 이곳에서 만난 김 할머니(62)는 더위를 ‘지긋지긋한 웬수’라고 했다.

우선 먹는 문제 해결이 보통 어려운게 아니란다. 이미 오래 전 냉장고가 고장난 김 할머니에게 여름은 끼니해결을 고심하는 시기다. 겨울이라면 복지시설 등에서 제공한 도시락을 두고 두고 아껴 먹을 수 있지만, 여름에는 이것이 불가능해진다.

곁에 있던 ‘이 씨’ 할아버지는 그동안 부탄가스 버너로 음식을 조리했는데, 이제는 그럴 수 없다고 불평했다. 왜냐고 물으니 “가스가 더위에 폭발할 수도 있다”는 답이 돌아왔다.

먹는 문제도 장담 못하는 와중에 씻고 입는 문제는 오죽하랴. 남루한 파라솔 밑에서 더위를 피하던 이 씨 할머니(69)는 “씻는 것과 빨래 모두 사나흘에 한 번 씩 근처 쪽방 상담소에서 해결하고 있다”고 했다. 세탁기는 고사하고, 변변하게 씻을 공간조차 이 곳 ‘쪽방촌’에는 없기 때문이다.

좁은 방 한 칸조차 없는 노숙인에게 여름은 더욱 가혹하다. 대전역 인근 노숙인들은 자주 씻지 못하는 통에 피부병 한 두 개는 모두 갖고 있다. 더위까지 겹치는 여름에는 피부병이 더욱 심해질 수밖에 없다.

여기에 겨울에 비해 상한 음식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은 여름이 되면 노숙자들은 각종 질병에 더욱 취약해진다. 노숙인시설에서 지내면 훨씬 낫겠지만 ‘겨울처럼 얼어죽지는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 밖을 떠도는 경우가 많아졌다.

쉼터에서 만난 한 노숙인은 “노숙인들이 살아온 환경이나 생각이 다들 달라 시설 공동생활 중에 갈등이 생길 수밖에 없고, 시설의 규율도 문제가 된다”며 “여름에는 (노숙인들이) 밖으로 도는 경우가 늘어나는데, 노숙인들이 이래서 더 힘들어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영준 기자 kyj85@cc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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